기상과 날씨

역사 속 기상관측 이야기

weather-하늘맑음 2024. 3. 19. 11:13

역사책, 국사 시간에 배웠던 기상관측 기구들, 오랜만에 함께 떠올려보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겠죠. 신라시대, 조선시대, 세종대왕, 장영실, 떠오르는 시대와 이름도 많은데요, 몇몇 가지만 짧게 살펴보겠습니다.

 

 

 

천문대

첨성대는 신라시대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만든 곳이죠. 동양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입니다. 선덕여왕 때 만들어졌는데, 쓰임새에 대해서는 솔직히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단순한 천문학의 상징물로 만들었다는 의견도 있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었다는 의견도 있고, 하지만 대부분은 천문대였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첨성대는 모두 28단 돌을 쌓아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 13단과 15단 사이 남쪽으로 난 창에 사다리를 걸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창을 통해 드나들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고요, 또 그 창을 통해 하늘도 관측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첨성대의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이용해 춘분, 하지, 추분 등 절기를 측정할 수 있다고 하니까 신기하네요.

 

 

관천대

개인적으로 첨성대만큼 귀에 익은 말은 아니지만, 조선시대 천체 관측을 했던 곳으로는 관천대가 있습니다. 신라시대 첨성대와 유사한 기능을 했던 것으로 볼 수 있겠죠. 서울에는 창경궁 관천대와 서울 관상감 관천대 두 곳이 있습니다. 천문관측기구인 소간의를 놓았던 자리로, 별을 관측하는 장소라는 뜻에서 첨성대라고도 불렀다고 하는데, 관상감 관천대는 돌을 쌓아 만든 모습이 꼭 경주의 첨성대 미니 버전 같기도 하고, 하여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측우기

측우기는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조선시대 관측기구죠.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든 강수량 측정기구인데요, 주척이라는 자를 측우기 안에 넣고 빗물이 고이면 얼마나 왔는지 그 수치를 재서 확인을 했습니다. 측우기 모양은 원통 모양이죠.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떨어질 때 모서리가 삼각, 사각, 오각처럼 각이 져 있으면 물이 튀어 정확하게 양을 측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같은 둘레라도 원형으로 된 그릇이 물을 더 많이 담을 수 있다고 하네요. 측우기 밑에는 또 사각 모양의 측우대가 있는데 측우기를 받치는 역할과 함께, 빗물이 튀어 측우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정확한 강수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조선의 측우기가 현재 세계기상기구에서 규정한 강수량 측정기구의 크기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점은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표+풍향대

그 외에 또 저수지의 물 높이를 쟀던 수표가 있습니다. 유가증권 수표가 더 당기긴 하는데^-^, 그건 아니고요, 수위를 측정하는 가장 단순한 관측기구로 장영실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은 나무 수표를 사용하다가 후에 돌로 재료가 바뀌었고, 조선시대 바람의 방향을 관측하기 위해 설치된 받침돌, 풍향대도 있습니다. 그 받침 위에 풍기죽이라고 대나무에 깃발을 달아놓은 기구로 바람의 방향을 측정했는데, 깃발이 날리는 방향으로 풍향을 재고, 나부끼는 정도에 따라 바람의 세기를 쟀다고 합니다. 영조 때 만든 풍기대가 창경궁과 경복궁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