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과 날씨

봄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게 사실일까?

weather-하늘맑음 2024. 2. 14. 17:23

한낮기온이 쑥 올랐습니다. 봄이 이리 빨리 온 건가 싶었는데, 어제는 반소매도 과한지 민소매 셔츠 차림까지 등장을 했죠. 기온도 가속도가 붙는 건지, 한번 오르기 시작하자 금 새 두 자리 수로 올라가네요. 그나저나 봄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여름겨울은 점점 길어진다는 얘기들, 최근 들어 많이 하고 또 많이 듣고 있는데요, 올봄도 이리 빨리 와 버리면, 그 속도에 못 이겨 또 후다닥 가버리는 건 아닐까, 벌써부터 아쉬움이 몰려오기도 하죠. 그렇다면 진짜 우리 봄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게 맞을까, 이 참에 확인도 한 번 해 봐야겠죠. 지금부터 봄 얘기, 함께 해 봐요, 우리.

 

 

 

봄은 언제부터 시작?

아무리 기온이 오른다해도 2월은 아직 겨울 느낌이 강하죠. 반면 입학식 있는 3월이야말로 새 봄의 느낌이 확 나기도 하고,  봄 하면 또 시샘과 꽃샘추위를 빼놓을 수 없으니까요, 꽃이 좀 보여야 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일 년은 12 달이고 우리가 가진 계절은 4계절이니까 공평하게 3달씩 나눠서, 보통은 3월부터 5월까지를 봄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죠. 우리에게는 또 절기가 있으니까, 6가지 봄절기가 시작되는 입춘부터, 여름 절기 시작인 입하 전까지를 가리켜 봄이라고 해도, 누가 뭐랄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주관적인 기준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개나리가 보이면 봄의 시작이고, 절정에는 벚꽃이 피며, 그 뒤를 이어 이팝나무 꽃이 다 떨어지면 봄도 끝이다, 이렇게 기간을 정한다 한들, 이 또한 누구도 뭐라 할 수 없겠죠.  봄이라는 계절만큼은 웬만한 주관적인 기준도 다 용납이 될 것 같은데요, 날씨 전문가들이 모인 기상청에도 계절을 나누는 기준이 있습니다. 가장 과학적이자 객관적인 기준이라고 봐도 되겠죠. 그 기준으로 보면 하루 평균기온이 영상 5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은 첫날, 이 날이 바로 봄의 시작입니다.     

 

 

봄의 끝은, 그럼 또 언제?

마찬가지 기준으로 본다면 봄의 끝날은 여름시작 전날이겠죠. 그렇다면 여름의 첫날은 또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앞서와 마찬가지로 6월부터 3달 동안, 혹은 여름 첫 절기 입하부터 가을 첫 절기 입추전까지로도 볼 수 있을 거고요, 가장 명확한 기상청 계절 나누기 기준에 따르면, 일평균기온이 섭씨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을 여름 시작으로 본다고 합니다. 참고 삼아 가을과 겨울 기준도, 말난 김에 한번 볼까요. 가을 시작은 일평균기온이 섭씨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이고, 겨울은 일평균기온이 섭씨 5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이 바로 그 시작입니다.    

 

 

봄은 점점 짧아지고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하는 말처럼 봄은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 게 사실일까요? 금방 왔다 금방 가는 계절로 모두들 봄과 가을을 꼽는데, 기상청 통계자료를 보면, 최소한 봄은 그렇지 않습니다. 1912년부터 30년 동안과 1991년부터 30년 동안의 계절을 비교해 보면, 가장 긴 계절은 여름입니다. 과거 30년에 비해 여름이 20일 더 길어졌고, 겨울은 22일 짧아졌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봄은, 시작이 17일 빨라졌고, 여름 시작도 11일 빨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봄이 오히려 6일 정도, 과거에 비해 더 길어졌다는 거죠. 겨울이 짧아진 대신 봄이 더 빠르고, 더 길어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