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과 날씨

백엽상을 아시나요?

weather-하늘맑음 2024. 2. 2. 21:44

하얀색 집 모양의 백엽상, 예전에는 학교 운동장 한 귀퉁이에서도 간혹 볼 수 있었다고 하죠. 가장 오래되었으며, 또 가장 흔한 날씨 관측기기입니다. 지금은 견학용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름부터 아주 특이한 백엽상  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백엽상 [百葉箱], 100개의 하얀 조각, 하얀 집

백엽상은 기온이나 습도를 재기 위해 최저최고온도계, 건습구온도계, 열전대온도계 등을 넣어 실외에 만들어 놓은 집 모양의 나무 상자입니다. 색깔이 하얗기 때문에 백엽상의 그 백이 한자 흰 백인가 할 수도 있습니다만, 일백 백에 잎 옆, 상자 상의 한자를 씁니다. 100개의 나무판자를 조립해 만들었다 해서 백엽상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초록색 잔디 위에 필로티 구조의 하얀색 집이 서 있는 모습, 살짝 신기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관측기기로 자리했던 백엽상이었지만, 1990년대 초부터 자동관측장비들이 도입되면서 그 역할과 비중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백엽상은 까다로워요 

백엽상은 설치장소도, 관리도 은근히 신경이 많이 쓰이는 까다로운 관측기기입니다. 기온과 습도를 재는 관측기기이기 때문에 백엽상 안의 온도 분포, 일정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설치장소부터 함부로 정할 수가 없습니다. 운동장이나 시멘트 바닥 위에 설치를 한다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 때문에 정확한 기온을 잴 수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잔디밭에 설치가 됩니다. 잔디가 지면에서 올라오는 열을 막아주기 때문이고요, 백엽상의 밑면은 바닥으로부터 보통 1.5m 높이가 되도록 해 줍니다. 이는 햇볕이 지면에 닿아 다시 반사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백엽상의 색깔이 하얀색인 것도 햇볕을 잘 흡수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이고요, 사방의 벽은 겹비늘 창살로 만들어서 직사광선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고, 눈과 비도 들이치지 않도록 해 줘야 합니다. 또 백엽상의 문도 대부분 북향으로 만들어 햇빛의 영향을 최소화 해줘야 합니다. 자그마하고 이쁜 집이지만, 결코 아무 데나 설치해서는 안 되는 나무 상자입니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때는?  

하루 중 최고기온을 확인하려면 백엽상의 문은, 몇 시에 열어야 할까요? 바로 오후 2-3시입니다. 물론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은 때는 12시이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12시 즈음의 기온이 가장 높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표면이 데워지기 위한 2, 3시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일 최고기온은 보통 오후 2시에서 3시 즈음에 기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여름에는 뜨거운 열이 계속 쌓여 지속되죠, 해가 지고도 지면이 지글지글, 더위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간혹 오후 4시에 최고기온이 기록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