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과 날씨

상고대 보러 가요~

weather-하늘맑음 2024. 1. 19. 11:56

상고대는 나뭇가지에 눈이 내려앉은 것이 아니라 물방울이 얼어붙은 얼음꽃입니다. 겨울숲의 꽃인 상고대 얘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겨울산의 꽃은 상고대

상고대 감상을 위해, 혹은 촬영을 위해 겨울산 찾는 분들, 많으시죠? 잎은 다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겨울산. 때때로 그 스산함이 시리도록 아름다워 사람의 발길을 더 붙잡기도 하고, 때때로 그 삭막함에 감정이입이 돼 마음이 더 허해지기도 하지만, 스산함과 허함이 한계에 다다를 즈음이면 어김없이 겨울산의 진수, 얼음꽃을 피워냅니다. 사시사철 우리 산에는 꽃이 없는 날이 진짜 없는 듯합니다. 밝고 화사한 봄꽃, 싱그러운 청춘 같은 여름꽃, 원숙함이 묻어나는 짙은 가을꽃에 이어 차갑게 눈부신 겨울꽃까지. 그중에서도 지금이 한창 제철인 상고대 보러 우리 겨울산으로 한 번 가 볼까요?

 

 

 

상고대는 눈이 아니라 얼음

마지막 잎새마저 다 떨어진 앙상한 가지 위에 피어나는 겨울산의 얼음꽃이 바로 상고대죠. 얼음꽃이라는 표현, 앞서부터 여러 차례 나왔듯이 상고대는 눈이 쌓인 것이 아니라 공기 중의 과냉각된 물방울에 의해 만들어지는 얼음입니다. 눈이 내려가지 위에 쌓인 것이나 눈이 얼어붙은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얘기겠죠. 사전적 의미로는,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입니다만, 기상현상을 더해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해 보자면, 상고대는 섭씨 0도 이하의 과냉각된 물방울이 수목이나 지형물 표면에 충돌해 부착하는 순간 얼어붙어서 생긴 얼음덩어리를 이릅니다.

 

 

상고대는 연한 성격이거나 굳은 성격이거나

상고대는 보통 '연한 상고대'와 '굳은 상고대'로 나눈다고 하네요. 듣기에는 얼음덩어리의 강도 차이인 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상고대의 종류는 바람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연한 상고대'는 바람이 잔잔하고 약한 상태에서 공기 중이나 안갯속 수증기가 모여 만들어진 물방울이 나뭇가지 표면에 붙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얼어붙은 물방울의 크기가 작은 게 특징이라고 하고요, 반대로 '굳은 상고대'는 일단 이름부터 굳세어 보이죠.^-^ 무엇보다 바람이 강하고, 영하 8도에서 영하 2도 사이 차가운 날씨에서 주로 생기는 얼음덩이리로,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서 얼어붙기 시작해 만들어집니다. 나뭇가지에 붙은 얼음이 마치 한쪽 방향으로 몰아치는 듯한 모양을 나타내게 되는데, 그 모양을 바탕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상고대 명소는 해발 1000m 이상에서

우리나라 상고대는 주로 1000m 이상의 고지대 환경에서 생성이 유리하다고 합니다. 1000m 이상의 명산들이 전국 곳곳에 많겠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상고대로 유명한 명소로는 한라산의 1100 고지 주변을 비롯해서 1610m 높이의 덕유산 향적봉, 1700여 m의 설악산 대청봉 등이 주로 꼽힌다고 합니다. 눈이 쌓여 활처럼 휘어진 나뭇가지도 진풍경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눈이 오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겨울왕국을 선사해 주는 것이 바로 상고대죠. 나무가 달고 있는 아름다운 얼음꽃, 일단 상고대 다운 상고대를 보자면 1000m 이상 오를 각오부터 해야겠네요.